수능 국/영/수, A<보통형>.B<고난도> 난이도중 선택해서본다
[2014학년도부터] 탐구 선택은 2과목으로… '年2회 시험' 무기연기 "학생 부담 줄여주겠다" 당초 취지서 크게 후퇴
"수험생 공부 부담을 줄여주겠다"며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한 '2014학년도 수능 개편'은 당초 추진했던 핵심내용이 대부분 빠져 '용두사미'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래 추진안에서 크게 후퇴
교과부는 26일 수능 개편 확정안을 발표, "현재의 중3이 치를 2014학년도 수능부터 국·영·수 과목을 난이도에 따라 A(보통형)·B형(고난도)의 2가지 수준별 시험으로 출제하고, 탐구영역 선택과목은 2과목(현재 3과목)으로 줄인다"고 밝혔다.
이는 교과부가 지난해 8월 개편 시안에서 ▲탐구과목 1과목 선택 ▲수능 연 2회 실시 ▲국어·영어·수학 수준별 시험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비해 크게 후퇴한 내용이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기자 브리핑에서 "수능 연 2회 실시계획은 수험생에게 오히려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 있어 여건이 마련될 때까지 유보하기로 했고, 탐구영역의 경우 (당초 안대로) 1과목으로 줄이면 수험생 선택권이 오히려 제한된다는 지적에 따라 2과목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탐구영역 선택과목 수가 당초보다 늘어난 것은 과목 통·폐합에 대한 해당 과목 교사들의 반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 관계자는 "사회탐구 영역을 6개, 과학탐구를 4개로 통합하고 이 중 1과목을 선택하도록 하자는 당초 시안에 대해 교사들 반발이 많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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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26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현재의 중3이 치를 2014학년도 수능시험 개편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제2외국어·한문을 수능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폐지 대상 과목 교사들 반발에 부딪혀 접었다고 교과부 관계자는 밝혔다.
◆B형은 최대 2과목까지만 응시
교과부는 또 수능시험 과목명을 언어→국어, 수리→수학, 외국어→영어로 각각 변경하고 교과서 중심으로 출제하겠다고 밝혔다. 국·영·수는 A·B형 중 하나를 선택하되, B(고난도)형은 최대 2과목까지만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사회·과학 탐구는 최대 선택과목을 3과목에서 2과목으로 줄였다. 사탐의 경우 올해 입시에서는 11과목에서 3과목을 선택하지만 2014학년도에는 10과목 중 2과목을 선택한다. 과탐은 현재는 8과목에서 3과목을 고르지만 2014학년도에는 2과목으로 줄어든다. 직업탐구 영역은 17개 과목을 5개로 통합하고 이 중 1과목만 선택하도록 했다.
또 현재 50문항인 국어·영어 문항 수를 2014학년도 수능에서는 5~10개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국어에서는 듣기평가(5문항)를 없애고 필기 문제로 대체하겠다고 교과부는 밝혔다. 모국어인 국어 듣기평가는 의미가 없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주호 장관은 "새 수능은 교과서 중심으로 출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EBS와 연계율도 (작년과 같이) 70%를 유지하겠다"며 "과도한 시험준비 부담이 없도록 문제를 출제하겠다"고 말했다.
과목별 난이도 선택조합 방법
2014학년도 수능의 국·영·수 과목은 난이도에 따라 2종류 수준별 시험을 선택하게 되는 만큼 수험생의 선택 전략이 중요해졌다.
상위권 수험생이라고 국·영·수 모두 B형을 치를 수는 없다. 교과부가 "B형 시험은 최대 2과목까지 응시 가능하며 국어 B와 수학 B를 동시에 선택할 수 없다"고 기준을 밝혔기 때문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국·영·수 모두 B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상위권 대학은 당연히 모두 B형 성적을 요구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수험생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험생 공부 부담을 줄여준다는 수능 개편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 쉬운 수능(A형)을 내면 수험생 입장에서는 점수 따기 쉬운 A형을 선택할 가능성이 큰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 역시 작다.
각 대학이 입시를 치르기 전에 예컨대 '우리 대학 ○○학과에 지원할 학생은 국어 A형, 영어 B형 성적을 제출하라'고 고지(告知)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각 대학은 2014학년도 수능이 치러지기 1년 전인 2012년 11월쯤 학과별로 요구하는 국·영·수 시험유형을 미리 공지할 것"이라며 "수험생은 이에 따라 과목별 난이도 선택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상위권 대학에 응시하려는 학생은 가능한 B형을 많이 선택하되, 인문계는 국어나 영어, 자연계는 수학 B형을 기본으로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바람직한 선택과목 조합은 문과 상위권 학생은 '국어B, 영어B, 수학A' 이과 상위권 학생은 '국어A, 영어B, 수학B'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위권이나 예·체능계열에 계열에 지원하는 학생은 국·영·수 모두 A형 시험을 보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어떻게 준비하나
이번 개편안의 가장 큰 특징은 국·영·수 비중이 확대된 반면, 탐구영역 최대 응시과목 수는 2과목으로 현재보다 축소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국·영·수 과목을 심도 있게 공부해 두는 것이 좋다.
또 우수한 학생을 뽑으려고 하는 상위권 대학은 변별력이 높은 B(고난도)형 성적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문과에서는 국어B, 수학A, 영어B를, 이과에선 국어A, 수학B, 영어B를 필수 과목으로 대학에서 요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은 우선 B형을 목표로 준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상위권 대학은 영어 B형에다, 문과는 국어를, 이과는 수학을 B형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B형(고난도)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교과서의 핵심 개념 심화학습 식으로, 상대적으로 평이한 A형(보통형)을 선택하는 학생들은 교과서의 쉬운 문제를 틀리지 않도록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말했다.
과목별로는 국어의 경우 교과서가 총 16종이나 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교과서 내용도 살펴봐야 하고, 영어는 교과서 지문 및 암기와 지식 위주 문항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수학의 경우 지금도 수리 가(이과형), 수리 나(문과형)로 분리돼 있기 때문에 시험 준비 요령이 기존 수능 대비법과 크게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투스청솔학원은 “어떤 면에서는 예전 학력고사로의 복귀라고 볼 수도 있다”며, “A형은 지식과 이해력 평가에 중심을 둔 학업성취도 평가, B형은 학력고사 형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4년부터… '기본' '일반' '심화' 3단계로 나눠
교육과학기술부가 24일 초·중·고교 교과서 개정 방향을 발표, 2014학년부터는 고교 영어·수학 과목을 난이도에 따라 3단계로 구분해 고교생이 자신의 학력 수준에 맞춰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고교 영어·수학은 '기본' '일반' '심화'의 3단계로 구분된다. 수학의 경우 지금은 보통(일반고)과 전문(과학고)으로만 구분돼 있지만 2014년부터는 기초(기초수학), 일반(수학 I·II, 미적분 I·II,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 심화(고급수학 I·II)로 바뀐다는 것이다.
교과부 이대영 대변인은 "교과교실제 도입으로 일반고에서도 수준별 수업이 이루어지게 되므로, 앞으로는 학급편성에 따라 기본·일반·심화 교과목 중 하나를 선택해 수업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또 초·중·고 전체 교과 교육내용을 현재보다 20% 정도 줄이고, 고교 선택과목은 비슷한 과목끼리 통·폐합해 전체 과목 수를 261개에서 198개로 줄이겠다고 교과부는 밝혔다. 이 같은 교과부의 개편 방안은 지난 2009년 말 발표된 '개정 교육과정'의 후속 조치로, 교과서가 바뀌는 2014년에 초1·2, 중1, 고1 학생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