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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탁구공 선발’ 국제중의 시행착오 2009-03-27 10:08:52 4236

“수업 못 쫓아갈까 포기”
한 달도 안 돼 7명 결원
학생들 실력 차이 너무 커 교사들 수준별 수업 고민

 

서울 대원·영훈국제중의 시행착오는 예견된 것이었다. 신입생들의 실력 차가 극심해 학생도, 교사도, 학부모도 힘들어한다. 개교(2일) 한 달도 안 돼 전학 가는 학생도 나온다. 수업을 못 쫓아갈까 봐 걱정해서, 가정 형편이 어려워 그만두는 학생들이다. 학교 측도 교육과정이나 학생 지도 방식을 놓고 고민한다. 연간 2만 명이 넘는 조기 유학 초등학생 수를 줄이고 수월성(우수 학생) 교육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서울에서 처음 만든 학교다. 꼭 성공해 우수 인재를 배출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준비가 부족했다.

23일 국제중 두 곳의 실태를 알아봤다. 두 학교에서 전학 간 학생이 벌써 7명이다. 영어 수업과 이중언어(외국어+한국어) 수업 방식에 학생들이 버거워한다.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이 더 많아질 수도 있다. 교육정책과 학교 현장의 부조화가 빚어내는 현상이다.

1차 원인은 실력이나 학생들의 잠재력을 보지 않고 ‘탁구공 색깔’로 당락을 가른 데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학교를 다양화하겠다며 국제중 설립을 발표했다. 공정택 교육감의 선거 공약이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설립 여부를 놓고 서울시교육위원들이 몇 차례 반려-재심의를 반복했다. 학생 선발 방식도 수차례 바뀌었다. 영어 실력을 볼 것이냐, 학업 적성 면접을 치를 것이냐를 놓고 우왕좌왕했다. 입시안은 ‘누더기’가 됐고 결국 추첨 방식으로 최종 결정됐다.

신입생은 한 학교에 160명이다.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적 배려 대상자도 32명씩 포함됐다. 입학 경쟁률은 치열했다. 대원국제중은 평균 20.6대 1, 영훈국제중은 10.4대 1이었다.

선망의 대상이었던 국제중 입학은 학생들에게 ‘행복’만은 아니었다. 김일형 대원중 교장은 “사회적 배려 대상자 한 명과 일반전형 두 명이 포기했다”며 “보통 학교와 다른 커리큘럼에 적응할 자신이 없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대원중은 21일 전입시험을 치렀다. 세 명의 결원을 메우기 위한 시험에 132명이 몰렸다. 인기가 여전한 것이다.

교사들도 속이 탄다. 실력 차 때문에 가르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신입생 대상 진단고사도 치렀다. 영훈중은 실력 차를 메우려 지난달 4주간 입학 전 특별수업도 했다. 그것만으로 실력을 끌어올릴 수 없었다. 곽상경 영훈중 교장은 “영어는 물론 수학·과학 등 과목별 실력도 천차만별이라 수준별 수업을 어떻게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해외 체류 경험이 있는 학생은 영어는 잘하지만 국어와 수학 점수는 바닥이어서 애로가 많다는 것이다.

국제전형, 일반전형,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나눠 뽑을 때부터 실력 차이는 예상됐었다. 학교 측은 이에 대한 대비와 고민이 부족했다. 저소득층 자녀는 등록금만 면제했을 뿐 사후 관리 프로그램이 미흡했다.

국제중의 시행착오를 줄여야 한다. 자율과 경쟁을 통한 우수 학생 교육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로또식’ 신입생 선발 방식을 개선하고 커리큘럼도 점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립학교가 설립 취지에 맞게 학생 선발 자율권을 갖는 것은 기본이다. 사교육이 우려된다면 입학사정관제나 심층면접 방식을 도입하는 것도 방안이다. 학부모들의 의식 전환도 절실하다. 아이들의 소질과 상관없이 특목고나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 국제중 입학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학교 측은 학력 격차를 메워 줄 수 있는 개인별 학습 관리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에 대한 사후 관리와 지원책도 시급하다. 그게 시행착오를 줄이는 첫걸음이다.

[중앙일보] 양영유 교육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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